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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영화 첩혈가두 후기 (Bullet in the head)

by otarumoo 202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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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사랑하는 otaru입니다. 주말에 BTV(SK 브로드밴드) 영화 다시보기를 통해

본 중국영화, 첩혈가두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요즘 홍콩영화는 사실 볼게 없는 수준인데, 예전의 영화를 보는 게 좀 더 흥미롭더군요.

더군다나 제가 좋아하는 양조위, 임달화, 장학우 의 앳된 모습을 본다는 점에서 짜릿했던 영화입니다.

아, 영화 내용은 짜릿한 편은 아니구요.

영화 포스터 중에 양조위가 가장 큰 폭으로 잡힌 포스터를 가져와 봤습니다. (출처 : 다음영화)

영화 제목인 첩혈가두 뜻 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피가 낭자한 거리 정도로 의역이 되네요. 실제로 영화에는 피가 (다소 불필요한 장면들..) 자주

등장합니다. 그것도 아주 어설프고 처절하게 말이죠.


영화 첩혈가두 줄거리 (출처 다음영화)

피로 뒤엉킨 의리를 믿고 우리는 지금 지옥으로 간다!!

1967년 홍콩. 고아지만 정이 많고 총명한 아비, 직선적인 낙관주의자 아휘, 

열등감이 심하고 장래에 대한 포부가 큰 아영은 우정과 의리를 중요시 여긴다. 

그들의 유일한 꿈은 벤츠를 모는 의젓한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던 중 아비는 애인 서진이 임신하는 바람에 서둘러 결혼식을 올린다.


아휘는 급하게 결혼하게 된 아비를 위해 돈을 빌려오는 길에 아강 일파와 싸움을 하게된다.

하지만 실수로 사람을 죽이게 되고 세사람은 새로운 땅 월남으로 도망간다.

사이공에 온 이들은 아영의 친척이자 킬러인 아락과 함께 달러 거래를 하는 나이트 클럽을 습격,

거액의 금괴를 탈취한다. 그러나 베트공의 공격으로 아휘는 아영을 구하려다 총상을 입고 기절한다.

하지만 가난이 죽기보다 싫었던 아영은 금괴를 가지고 홍콩에 가기위해,

다쳐서 신음하는 10년지기 친구 아휘를 총으로 쏘고 마는데...


이 영화는 허무하면서도 안쓰럽고 슬픕니다. 헌데 감상에 빠지려고 하면

총싸움 신이 집중을 방해하고 피가 낭자하는... 좀 아쉬운 영화입니다. 

서두에 양조위가 등장해서 좋다고 언급한 영화긴 한데, 영화의 코어(Core)는 다름아닌 장학우 입니다.

그럼 리뷰 해볼게요.

왼쪽부터 아영, 아휘 , 아비 입니다. (이자웅 / 장학우 / 양조위)

예나 지금이나 차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고 영화에서도 벤츠를 몰고 잘나가고 싶어하는 그들의 소박한 꿈은

다름아닌 자전거 경주로 이어지는데요. 각자 사정은 있지만 셋은 마치 김보성의 의리 못지 않은 우정을 뽐내며

청춘을 함께 합니다.

앳된 얼굴의 양조위 (아비)

영화의 처절하고 허무한 내용과 별개로, 기름기 쏙 빠진 듯한 날렵한 느낌의 양조위를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영화 속에서 아비 혼자 여자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아영은 돈, 아휘는... 잘모르겠어요 

배우 원결영 입니다. 중국풍 얼굴이 느껴지는 그녀는 영화 속에서 아비의 여자친구로

등장합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하게 되지만 사건이 있어 결혼과 동시에 아비와

생이별을 하게 되죠.

 

영화 첩혈가두 는 영화 내용과 별개로 홍콩 내부의 옛날의 상황을 담았습니다.

그래서 시위하는 청년들이 나오고 그들을 막아내는 경찰들이 등장하죠.

어지러웠던 홍콩의 시대상 속에 엇갈리는 주인공들의 우정을 담아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영화 초반, 자전거 경주 신과 더불어 아비가 결혼하는, 비오는 날의 이 모습이 영화 속에서

가장 밝은 모습이지 싶습니다. 돈을 구해오려다가 평소 투탁거리는 깡패들과 맞닥뜨리는 바람에

고생하는 아휘의 옷을 자세히 보시면 핏자국이 있지요.

조금은 영화 속에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초반 장면이 많습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싸워야하는지

그게 뭐라고 친구 원수를 갚겠다고 결혼한지 하루 된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도망자 신세를 지는건지

이해가 좀 가지는 않았거든요.

 

그렇게 그들이 도망가게 된 땅은, 영화 속 범죄도시, 기회의 땅인 베트남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아는 사람의 심부름을 받아 물건을 전달해야 하는 세 주인공.

마침 그들이 갔던 베트남도 월남전, 군인들과 베트남 시민들 간의 다툼으로 정신없는 상황.

주인공이 탄 택시에 폭탄이 터지면서 원래 옮기기로 했던 물건이 없어집니다.

사람을 속여야 되는 상황이 온 거죠.

영화 속 주인공인 아영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베트남 한복판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돈에 대한 욕심으로 어긋나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속에서 아락 으로 등장하는, 아영의 친척인 임달화

최근 중화권 영화나 한국영화 '도둑들'에서 그의 모습이 익숙했던 분들이라면 

영화 첩혈가두 에서의 멋진 임달화를 보고 놀라실 것 같습니다. 저는 크게 놀랐구요.

총을 달라고 하는 아영이 조금은 염려되지만 총을 건네는 아락, 

사진 속 총을 겨누고 있는 남자를 함께 속인 주인공들은 그를 위협해서 탈출을 시도하죠.

여기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과도한 액션이 한동안 펼쳐집니다.

사진에 이자웅(아영)이 없습니다. 왜냐면, 그는 금괴가 가득한 상자를 들고 있기 때문이죠.

초반의 의리 가득한 모습이 아예 사라져 버리는 그의 모습이 조금은 과한 캐릭터로 이질감을 

크게 가져오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는 다 돈을 좋아하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홍콩의 가수인데 나이트 클럽에 팔려온 여자. 

아비는 그녀를 보호하고 함께 탈출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미묘하게 영화 초반 장면이 대비되는데, 아비는 사람을 죽이고 난 뒤, 도망치기 전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하지만, 그의 여정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네요.

나이트클럽을 빠져나오는 데는 성공하지만, 결국 그녀는 물에 빠져 숨을 거두게 됩니다..

물에 젖은 여권이 떨어지는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오우삼 감독 입장에서 영화를 풀어내고 싶었겠지만, 월남전은 베트남 입장에서 볼 때와

미국 입장에서 볼 때 분명한 시각의 차이가 있습니다. 영화 첩혈가두에서 묘사된

베트남 군인들의 모습은 영화적 묘사를 위한 장치이고, 실제 캐릭터로 보시면 안 되겠지요.

암튼... 영화 속에서 베트남 군인들은 포로들을 시켜 포로들을 쏴 죽이게 합니다.

가장 양조위가 열심히 뛰어다니고 망가진 작품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포로들을 못 쏘는 아휘를 대신해, 아비가 나서 포로를 하나씩 총으로 쏴 죽이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이에요.

그 모습을 보고 비웃던 베트남 군인들을 훼이크로 속여 반전을 일궈 냅니다.

이 장면에서 아휘에게 그는, '우리가 꼭 같이 돌아가야 한다' 는 암호같은 말을 던지고

이를 신호 삼아 아휘가 고개를 숙이죠.

영화 첩혈가두 에서 아쉬웠던 게 그겁니다.

분명 상황과 욕심 때문에 어긋나버린 남자들의 우정의 허무함을 묘사하고 싶었던 거 같은데

과도하게 전투신이 많아서 정신이 없어요. 보다보면, 얘들 다 죽는건가,,,,, 어떻게 되는거지

싶은거죠.

돈 때문에 미쳐버린 아영의 모습을 보는 것도 굉장히 허무했구요.

무엇보다도 의리 하나 믿고 타국 베트남까지 함께 도망쳐 와 놓고 서로가 틀어지는 모습

(정확히는 아영 vs 나머지 둘) 을 보고 있으니 화까지 났습니다.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이런 상황이라니...

항상 느끼지만 3이라는 숫자가 가져오는 불안정함 (세명의 사람)이란 참 무서운 것 같습니다.

 

어쨌든 위기를 극복하던 중 미군의 지원을 받아 도망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구하러 온 아휘를,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아영은 머리에 총을 쏴버립니다.


어쩌면 여느 영화 중에 첩혈가두가 배우 장학우의 인생 영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황비홍 에서의 뻐드렁니 제자, 그리고 그 외 여러 영화에서 코믹한 액션연기를 주로 선보였던 그였지만

이 영화에서만큼은 감정선의 폭발적인 연기를 보여 줍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났지만 미쳐버린 아휘의 모습을 보고 괴로워하는 아영. 


결말부는 금괴를 무사히 가지고 홍콩으로 돌아간 아영을 아비가 찾아가는 장면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만난 자리에서 주먹다짐을 하는 게 훨씬 자연스러운데,

허무함을 증폭시키고 영화 분량을 채우고 싶었는지 벤츠가 등장하는 차량 추격신에 이어

총격신만 이어지는데...

 

그 와중에 장면이 길어요.

개인적으로는 주윤발의 영화, 영웅본색 정도의 수준에 한참 못 미쳤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절제하고, 몇몇 캐릭터의 과도한 면을 조절하고 

전투신에도 수정을 한다면 분명 감정선이 돋보이는 느와르 영화로서 인정받았을 만한 영화인데

제게는 아쉬움이 많았던 영화 같습니다.

다만 젊은 날의 양조위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영화 첩혈가두 후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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