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후기

200412 천하장사 마돈나, 영화 후기 (Like a Virgin)

by otarumoo 2020. 4. 14.
반응형

천하장사 마돈나 (Like a Virgin)

줄거리 - 출처 네이버 영화 
女子가 되고 싶은 少年 | 

뒤집기 한 판이면 여자가 된다 | 

씨름은 남자만 하는 줄 알았다 - 

경원고 씨름부 일동 -


척 보기엔 뚱보 소년, 마음만은 마돈나. 우리의 오.동.구. 

고등학교 1학년. 뚱보 소년 오동구. 육중한 몸매와 달리 

자신이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의 장래희망은 ‘진짜’ 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것도 마돈나처럼 완벽한 여자가 되어 짝사랑하는 일어 선생님 앞에 당당히 서는 것!


뒤집기 한 판이면, 여자가 될 수 있다?!

여자가 되려면 수술비가 필요하고, 가진 거라곤 엄청나게 센 힘 하나뿐인 동구에겐 딱 500만원이 부족하다.

그런 어느 날 날아든 낭보! ‘인천시 배 고등부 씨름대회’ 우승자 장학금이 500만원.

뒤집기 한판이면 마침내 여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동구는 죽을 맛이다.

하필, 남학생들과 웃통 벗고 맨 살 부대껴야 하는 씨름이라니!,

마돈나가 되기 위해,천하장사부터 되어야 하는 뚱보 소년 오동구의

‘여자가 되는 길’은 험하고 아찔하기만 한데...

-> 오래된(?) 영화입니다. 개봉했을 때 관심이 없었고,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는 점에 의아했다가

평이 좋길래 나중에 봐야겠다.. 했는데 주말에 TV를 통해 보게 되었네요.

몇 안되는 대한민국의 국기, 씨름을 소재로 한 씨름 영화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는 영화입니다.

다른 포스터는 배우 류덕환이 헐벗어서(?) 이 포스터를 가져와 봤습니다. [출처 다음영화]

 

리뷰에 앞서, 대한민국에서 제가 어릴 때는 체계적인 성교육이 없었습니다. 다만 

이성이 만나 육체적인 사랑을 통해 수정을 하게되고 임신 / 출산을 통해 아이가 탄생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과정 속에서, 남자 / 여자간의 이성간의 사랑에 익숙한 교육을 받게 되고

그래서 동성을 사랑하거나 반대의 성을 바라는 (gay, lesbian, 성전환 수술자 등) 제 3의 성에 대해

어색하고 거부감이 강하게 자라 왔지요.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이 '주어진 성 역할' 을 역행하게 되었을 때 겪게 될 아픔과

서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갈등, 그리고 청소년기의 자연스러운 성장기 스트레스 등을

난잡하지 않고 차분하게 다룬 영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추천영화로 진지하게 리뷰해 볼까 합니다.

 


영화 초반부 장면입니다. 영화에 초난강 (쿠나사기 츠요시) 씨가 등장하네요 ㅎㅎ

안타깝게도 초반 일부를 다소 놓쳤습니다만, 이해하는 데 지장은 없었습니다.

주인공 오동구 는 덩치와 다르게 여성적인 성향이 강한 남자로 등장합니다. 제 학창시절에도

조금이라도 여성적인 모습이 보이는 남자애를 놀리는 분위기가 강했었지요.

오동구는 우리네 학창 시절의 '여자같은 남자 학생'을 대변하는 캐릭터라 하겠습니다.

 

오동구는 사진 속 일본어 선생님을 짝사랑 합니다. 지문 읽기를 시키는 선생님을 보며 혼자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자다가 꿈에 선생님을 만나기도 하죠. 후반부 선생님의 결혼 소식을 알게 된

오동구가 그를 찾아가지만 선생님은 동구를 '미친 변태' 취급하고 동구는 큰 상처를 받습니다.

 

자기가 가르치던 학생이 동성임에도 고백을 받아 당황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교육자로서 좀 더 좋은 방식의 피드백을 해 줬다면 좋았을텐데, 영화 속 반응이 너무나 자연스러우면서도

가슴 아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또한 아직 동성애자, 성전환자가 어색합니다만,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배우 류덕환이 연기하는 오동구 란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 다소 못난이 캐릭터입니다.

예쁜 얼굴이나 몸매를 가졌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미의 기준은 상대적이지만..)

그래서 그도 엄마에게 이야기 하죠. "나도 못난 여자같을 거란걸 알고 있다"

다만 진지하게 그는 여자가 되고 싶었던 겁니다. 영화 속 수술을 위한 5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도 하면서 노력하던 중 씨름을 배워서 대회 우승을 노리게 되는 거죠.

동구의 친구, 종만 이란 캐릭터입니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꿈이 달라지는 그 친구.ㅋㅋ

어린 시절부터 학생을 지나 대학교까지 가는 동안, 우리는 여러 번 장래 희망이나 꿈을 바꾸곤 합니다.

방송부에 들어갔다가 , 씨름부도 지원했다가 (결국 동구만 간택 되죠)

랩을 잘해보겠다고 랩도 했다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우리는 종만이란 캐릭터가 밉지 않습니다.

 

이것저것 하면서 길을 찾아보는 것은 중요하니까요.

동구의 아버지 조차 동구를 이해해 주지 않지만, 영화 속에서 동구를 그나마 공감해 주는 멋진 캐릭터 되겠습니다.

경원고 씨름부 감독님을 맡은 배우 백윤식. 

그의 연기는 끈적하지 않으면서 담백한 느낌입니다.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그의 비중은 꽤 되지만 대사는 그리 많지 않아요. (똥만 실컷 싸시는듯..)

한눈에 오동구의 신체적 능력 (허벅지를 가늠해 보는 장면이 나오죠)과

미신같은 성명학(이름이 참 괜찮다고 칭찬을 합니다) 에서 개그코드를 이끌어 내지만

 

몇 안되는 씨름부 인원들을 적정히 다스릴 줄도 알고 인생의 조언도 한번씩 해 주는 역할입니다.

어렵겠지만 후배들에게 이런 선배, 이런 선생님 역할을 해 보는 것이 제 소원이네요 

(제 직업은 it 직군이라 선생님 아니에요 ㅋㅋ)

제 최애 예능 프로그램이 '맛있는 녀석들' 입니다.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에는

막뚱이 문세윤 씨가 씨름부 선배로 등장합니다 ㅋㅋㅋ 깊이있는 역할은 아니고

개그감이 강한 허세 강한 선배 역할로 오동구에게 씨름을 가르쳐주고, 자기는 춤을 배우죠

(확실하지 않습니다) 문세윤 씨는 예능에서 본인이 레크리에이션을 전공했다고 했습니다.

영화에서 연기보다는 파워댄스로 본인의 매력을 어필합니다. 오동구와 대사를 주고 받으며

가요에 맞춘 춤을 멋들어지게 춥니다. 그리고.. 엄청 잘 추죠.

 

오동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고기뷔페에서 장기자랑으로 춤을 추는데, 거기서 문세윤 선배(?)의

마음을 사게 되는거에요. ㅋㅋ 오동구가 장기자랑으로 시현한 노래는, 렉시의 애송이 입니다.

(심지어 반주도 없어요)

사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장기자랑 시키면 벌벌 떠는 사람 많잖아요.

적어도 오동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춤과 노래 (가수를 하는게 꿈이라고 함)를 

자기를 달갑지 않아 하는 선배들 앞에서 멋지게 보여 주죠.

영화 속 오동구의 삶은 절망 그 자체인데, 그래도 오동구 자신은 밝게 빛난답니다.

 


하이틴 스타 출신의 배우 이상아 씨를 영화에서 뵙게 되었네요.

오래 전 건달 출신의 오동구 아버지를 만나 동구를 낳고 스포츠 선수였던 동구 아버지가

미래가 불투명해 지면서 술주정뱅이로 전락하자 동구 아버지를 떠나 홀로 사는 오동구 어머니.

롯데월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 나갑니다.

커밍아웃하는 남자들, 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대한민국의 인식은 세월이 흐른 2020년 지금도

조금 나아졌을 뿐입니다. 영화 속에서 동구 어머니도 아들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후반부에 들어서야

비로소 아들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마음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는데요.

"지금보다 더 외롭고 힘들거야" 라는 동구 어머니의 대사가 가슴을 파고들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와 나누는 대사처럼, 오동구는 그저 살고 싶은게 꿈이라는데 말이죠.

 


(김윤식 씨 사진이 사이트에 없네요)

영화 속 오동구의 아버지는 말 그대로 '별로' 입니다. 후반에 극적으로 동구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합니다만, 그 전에 보여주는 아들들을 대하는 모습(폭력과 욕설)이나,

고용문제 때문에 사장을 두들겨 팬다거나 매번 술에 취해있다는 점에서

그냥 영화 내내 별로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드 올리고 상대방 주시하고.." 뭐요... 감독님이 이 캐릭터로 말하고자 하는게 뭐였을까요

제가 부족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넘어갑니다.

 


스포츠 영화에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 무뚝뚝하고 강압적인 꼰대 선배 캐릭터.

그리고 영화 속에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옆 학교 최고 라이벌" 등, 청춘영화의 전개를 그대로 가져온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씨름부 주장 또한 영화 속에서 많이 어우러지지 못했습니다.

주장은 영화 중반까지도 동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갈구고 욕만 해 댑니다.

 

나중에 동구에게 '자기는 씨름만 하루종일 하고 생각한다' 라고 했는데, 훈련때도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지는 않았거든요. 마찬가지로 영화 속에서 그저 그랬던 캐릭터였습니다.

다만 역할을 맡은 배우 이언 씨는, 실제로 씨름부를 했었다고 하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후반의 전개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대로 흘러가므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씨름 영화고, 씨름의 기술을 소개하는 장면도 여러번 나오지만, 영화는 씨름보다는

오동구의 고민과 주변을 둘러싼 에피소드에 더욱 집중한 모습이었습니다.

 

저 또한 옛날 스포츠(?) 느낌의 씨름을 썩 흥미로워하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가 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구요.

(안타깝게도 전무후무한 씨름 영화가 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마돈나 라는 가수가 한 시대를 완벽하게 풍미한 상징적 역할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조금 생소하지만 '천하장사 마돈나' 라는 제목이나 마돈나를 따라가려고 하는 동구의 마음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섹시했던 여자 가수를 그리는, 덩치 큰 소년의 꿈이 

영화에서 뿐 아니라, 성적인 정체성으로 고민하고 있을 다른 남자, 여자들에게도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영화 후기 마치겠습니다 (마무리가 이상하네요..)

 

블로거 otaru의 강력 추천 성장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후기 마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