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사랑하는 Otaru입니다.
왕가위 감독의 황토빛 색감(?) 가득한 걸작 영화, 동사서독 리덕스
세 번째 후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후기는 다른 블로그에 적은 두 번의 후기에 이어지는 포스팅이라,
후반부 등장하는 홍칠 [장학우]의 이야기로 적어 보려고 합니다.
-. 영화 동사서독 리덕스는 중국 소설가 김용의 무협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황약사, 구양봉, 독고구패, 홍칠공 등의 캐릭터을 모티브로 하여 감독의 입맛대로
스토리를 재구성해 만든 작품입니다.
구양봉은 영화 속에서 대가를 받고 살인을 해 주는 인물입니다.
소문을 듣고 명성을 떨쳐볼까 해서 찾아온 홍칠 [장학우]
구양봉을 찾아온 그녀는, 동생이 있었는데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동생을 죽여버린 무사들을 복수하고 싶어합니다. 가진게 결혼 준비를 위해 받은 당나귀와
달걀 한바구니 뿐인 그녀. 구양봉은 그녀에게서 옛 사랑인 형수 [장만옥]의 느낌을 받고,
맹무살수[양조위] 또한 잠시 곁을 떠나 있는 그의 아내[유가령]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맹무살수는 마적단과의 결전을 앞두고, 갑자기 격하게 그녀[양채니] 에게 키스를 퍼붓고 떠납니다.
맹무살수를 연기한 양조위. 이번 포스팅에서 자세한 언급은 않겠습니다만
영화 속에서 잠시 등장하는 그의 액션은 투박하지만 멋졌습니다.
다만 마적단과 결전을 치룬 날은 운 나쁘게도 해가 구름에 가리워졌고,
그는 시력을 거의 잃고 있었죠. 말을 타고 있던 어느 왼솝잡이 마적에게 목숨을 잃게 됩니다.
죽은지 며칠이 된 맹무살수의 시체 앞에서 구양봉은 홍칠에게 브리핑을 해 줍니다.
단숨에 베인 그의 상처. 왼손잡이 검사를 조심하라고 일러 준 거죠. 사실 홍칠은
신발을 신지 않는 스타일이었는데 홍칠을 고용하기 위해 동네 사람들을 설득하는
구양봉의 대사도 잠깐 등장합니다.
사실 김용의 소설에 나오는 개방 방주 홍칠공은
타구봉법 - 개를 때리는 봉법 이란 기술을 주로 쓰는 봉술의 달인입니다.
다만 영화 속에서는 검을 들고 무술을 펼치는 스토리로 꾸며 졌네요.
맹무살수와 달리 그는 마적단의 공격에도 죽지 않고 그들을 무찔러 냅니다.
여담이지만, 미니 영화(?) 처럼 영화 전에 만들었다는 '동성서취' 란 영화에서도
장학우는 그대로 홍칠을 연기합니다. 예전 느와르 연기에서 장학우가
그리 세지 않은 주변인물을 연기하다가 죽곤 했던 연기를 너무 봐서,
동사서독 리덕스에서 훨훨 나는 그의 액션 연기가 조금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몇 날 며칠을 기다려도 일을 해 주지 않던 구양봉과 달리,
홍칠은 달걀 하나를 대가로 기다리고 있던 그녀[양채니] 동생을 죽인 무사들을 찾아가
한바탕 칼부림을 펼칩니다. 영화에서 자세히 등장하지는 않습니다만,
찰나의 순간에 실수를 한 홍칠은 그들을 죽이는 데는 성공하지만 실수로 인해
손가락 하나가 잘려 나가게 됩니다.
-. 여담이지만, 의천도룡기 외전 이란 유)지관 -대만 게임회사 게임에서
등장하는 홍칠공 대사에 보면, 음식을 보면 환장을 해서 제어하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잘랐다고 홍칠공이 이야기 합니다. 김용의 소설 사조영웅전을 읽은지
너무 오래 되서, 원작에서 홍칠공이 무엇 때문에 손가락을 잃었는지는 알수 없으나,
영화 동사서독 리덕스에서는 여자의 복수를 위해 찾아간 무사들과의 대결에서 손가락을
잃게 됩니다.
-. 대가 없이 일을 해 준 것,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아내가 안쓰러워
아내와 함께 길을 떠나기로 정하고 거처를 나서는 홍칠.
[돈을 유심히 세는 그의 모습에서, 구양봉은 홍칠이 떠날 것을 짐작합니다]
-. 구양봉과 홍칠은 성격이 많이 다른 것으로 묘사됩니다.
천하를 얻기 위해 사랑하는 여인을 떠났던 구양봉,
명성을 떨치러 가지만 아내와 함께 길을 떠나는 홍칠공.
별 거 아닌 대가로 목숨을 걸고 싸운 홍칠, 그리고
며칠을 기다려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여자의 부탁을 거절한 구양봉 [장국영]
홍칠이 떠난 뒤 시간이 흐르며 구양봉은 조금 더 성향이 확고해 지고
[일을 계속했다는 대사가 등장하죠] 이야기는 후반부,
황약사와 그가 만난 구양봉의 형수 이야기로 흘러 갑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들어진, 내용설명이 그리 친절하지 않은
영화 동사서독 리덕스. 소설의 내용을 알고 있다면 대강 짐작이 가능하지만
결국은 지루함을 이겨내며 영화를 이해해야 상황 파악이 가능한 영화입니다.
재미있긴 한데, 초반이 조금 지루했다고 예전 포스팅에서 언급 했던 적이 있어요.
오늘 포스팅이 조금은 밋밋한 후기라 가독성이 많이 떨어졌을 것 같아
염려가 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